팔에 달려있던 녀석들을 제거하니까 확실히 날아갈 것 같습니다. 특히 무엇보다도 산소 포화도 측정기가 아주 힘들었습니다. 손가락을 집게로 집고 있는 형태인데 이게 은근히 오래 집혀있으면 곤톱이 아픕니다. 그래서 막 약지랑 검지를 교대로 집어주었는데 그래도 좀 한계였네요.
통증 상태
1. 인후통 1/10은 완화됨. 침 삼킬 때만 아픔.
2. 수술부위는 가만히 있으면 안 아픔(자꾸 먹으면서 붕대도 좀 느슨해졌는지 붕대 압박통도 심하지 않음)
3. 현기증은 아직도 약간 좀 있는데 좋아진 듯
저는 전혀 덥지 않아서 저 물건은 필요가 없겠다고 생각했는데 어머니께서는 좀 추우신지 아주 잘 틀고 잘 주무셨습니다. 이제는 통증도 많이 가라앉아서 저 혼자 있어도 될 것 같기 때문에 어머니는 집으로 돌아가시라고 했습니다. 이따 점심 즈음에 가시도록 열차를 예약했습니다. 원래는 6시 기차였다가, 3시였다가, 1시로 ㅋㅋㅋ 서로 얼른 보내고 싶고 얼른 가고 싶음 ㅋ
서서 소변을 볼 수 있는 변기는 이곳에 있으니 말이죠. 평소에 앉아서도 소변을 잘 봅니다만, 지금은 앉았다 일어났다 하기에는 어지러울 위험이 있기 때문에 입식 소변기가 꼭 필요합니다.
아니 근데 휴게실은 와이파이가 잘 되는 게 아닙니까. 황당했지만 일단 반가워서 스마트폰 업데이트와 유튜브 다운로드를 신나게 했습니다.
나중에 체험 대여 프로그램을 할 거긴 하지만.. 코클리어 귀걸이형N8과 일체형 칸소2 중에서 아직도 명확하게 결정을 못 내렸기 때문에 계속 검색하고 고민 중입니다. 카페에도 문의글을 작성했고, 해외 검색도 했습니다.
함꼐하는 진료 함꼐하는 행복
그렇습니다. 뭐든 함께 하는 게 중요하지요.
7시40분 아침식사. 죽 말고 밥입니다. 미역국, 고등어조림, 돼지고기 장조림, 시금치, 깍두기 조합입니다. 좋습니다. 한끼 3천원에 이 정도면.. 음식을 먹을 때 어느 쪽으로 씹는 게 더 나을지에 대해 고찰해봤습니다. 아무래도 일단은 수술 반대쪽인 오른쪽으로 주되게 씹었는데.. 그런데 좌우가 다 장단점이 있고 혹은 크게 상관이 없는 것도 같습니다.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편이 낫겠습니다.
식사를 하고 있으니 간호사 쌤이 오셔서 주사약과 먹는 약을 주셨습니다.
진해 거담제, 진통제, 소화제, 위보호제, 스테로이드제
1. 주사약: 스테로이드(30분 용량), 메스꺼움 방지
2. 먹는 약: 진해거담제, 진통제, 소화제, 위보호제, 스테로이드12알
8시40분 현기기증 아직도 있음. 스마트폰 하다가, 약 먹고 물 마시려고 고개 들면 자이로드롭 떨어질 때 느낌 살짝 짧게 남. 재밌다는 생각도 듦.
아내랑 병원비 결제를 할부로 하가로 작전을 짭니다. 카드사 어플리케이션 들어가서 무이자 할부 제도 조사합니다. 롯데 3개월 신한 5개열 농협 6개월(스마트 할부).. 농협이랑 신한 섞어야 할 것 같습니다. 세부 금액 나오면 다시 의논하기로 합니다. 신한 카드 레이디 클래식을 미리 발급받지 못한 것이 천추의 한입니다.
그걸 제가 가지고 있는 소독티슈를 이용해 닦아내니까 좋더라고요.
그래서 소독티슈를 쓰기 좋은 크기로 잘라두기 위해서 록슨KS를 사용했습니다.
11시부터 12시 정도까지 낮잠을 잤는데 정말 꿀잠을 잤습니다. 이제 어머니 가실 시간이랑 일어납니다. 자는 동안 간호사 선생님께서 식후약을 주고 가셨습니다. 진통제와 소화제입니다.
헤어지기 전에 함께 마지막 셀카를 찍습니다. 고생 많으셨어요. 아들 짜증 받아주시느라.
11시30분 엄마가 가는 걸 배웅했습니다. 1층 내려가는 엘리베이터에서 딱 내렸는데 사람이 평소보다 굉장히 적어서 생각해보니 오늘은 토요일이었습니다. 그리고 뒤이어 드는 생각이 오늘 셔틀버스 하나? 였습니다. 그래서 게이트 관리 직원에게 문의하니 토요일은 셔틀버스가 오전만 한답니다. 12시까지만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엄마는 택시를 타고 가기로 했습니다. 어머니를 보내드리고 병실로 돌아와 식사를 합니다.
1시30분 양치를 하고 세수를 했음. 주말이 되니 퇴원들을 많이 해서 병실에 사람들이 많이 비었습니다. 우리 병실은 나랑 맞은편 총각만 남았고, 옆 병실은 환자가 한 명 밖에 없습니다.
이후로는 이것저것 하면서 시간을 보냅니다. 이제부터는 지루함과의 싸움인데 나는 혼자 노는데 타고난 재능이 있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원래는 군것질에 별로 취미가 없는데 최근에 좀 생겼고, 특히 병원 들어오면서 엄청나게 늘었습니다. 돌아가니까 아내가 얼굴 좋아졌다고 하더라고요.
일단 와이파이 관련해서 병원 홈페이지의 고객의 소리에 불편개선 제안사항을 제보했는데, 제보를 하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정말 찾기 힘들게 해둬서 간신히 찾았습니다.
병실 와이파이가 안 되는 원인을 찾아나서기도 했습니다. 복도에 설치된 이 SKT AP가 문제일까 생각했는데 이게 문제가 아닙니다.
복도나 휴게실에서는 와이파이가 잘 되는데 병실에서만 안 됩니다.
뭔가 이제 수술 통증에서 많이 해방되니까 돌아다닐 힘이 납니다. 휴게실로 이동해서 인터넷으로 chatGPT를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한 번 해봐야겠다고 벼르고 있던 참인데 잘 됐다 싶었습니다. 그러고 있으니까 간호사실에서 식후 약 주러 왔는데 없다고 어디갔냐고 전화가 왔습니다. 약을 받고 환자복도 새로 받고(간호사실에서 받아야 하는군요?) 갈아입고 난 옷은 세탁물실에 넣으면 된다고 안내 받음.
7시입니다. 병실에는 저녁 식사가 올려져 있어서 잘 먹었습니다.. 약도 먹었고, 양치했습니다.
아직 현기증 있는데 아주 약간 나아진 것도 같습니다. 문득 이거 약간 기시감이 들어 그 정체를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아무래도 어딘가 '알딸딸함'과 닮은 구석이 있습니다. 물론 알딸딸이 심화된 상태에서의 어느 한 구석을 닮은 거긴 하지만, 그렇게 생각해보니 오랜 친구와 재회한 기분이 들어 괜히 반가움마저 느껴지는 것이었습니다. 나의 평형기관이 나에게 기묘한 경험을 선사하는군요.
중간중간 수술 소식을 들은 친척들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외할머니, 작은 외숙모, 큰삼촌 등등.. 집에 돌아간 엄마한테서도 전화가 왔습니다. 돌아가시니 또 여기 생각이 나시는 모양입니다.
8시 샤워를 했습니다. 수술 부위와 링거 라인을 조심해서 씻으면 될 일입니다. 아까 얻은 빳빳한 환자복이랑 세면백을 들고 샤워실로 갔습니다. 마침 샤워실도 모두 비어있었고, 바닥도 잘 말라있었다. 머리는 감을 수 없고, 양치는 미리했고, 세수도 이따가 할 거라서 바디워시만 가지고 몸만 닦았는데 그렇게만 해도 참 좋았습니다. 그리고 병실 화장실 세면대에서 면도도 했습니다. 세면대에는 헥시클린이라는 의약품스러운 빨간색 손세정제가 있었습니다. 그걸 면도날에 발라서 수염을 깎으니까 꽤 좋았습니다. 어느 정도 세수도 되는 기분이었고. 뒷정리를 잘 하고 나오니 몸도 얼굴도 개운했습니다. 머리를 못 감고 있기는 하지만 의외로 머리가 그렇게 가렵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젖은 수건은 이렇게 옷걸이를 이용해 말려줍니다.
그리고 병실 앞에서 우연히 맞은편 침상의 수술선배 총각과 처음으로 마주쳤는데 지나가는 그의 모습을 보니 붕대를 풀렀는데 머리도 그리 많이 깎지 않았고, 수술 자국도 귀 거의 바로 뒤로 생각보다 깔끔해보여서 나도 마음이 좋았습니다. 거울을 보는 느낌이었던 거지요.
암만 생각해도 이따금 걸을 때 알딸딸의 느낌이 들어서 좋습니다.
저녁을 먹고 애식으로 또 컵라면 삼각김밥을.... 이제 마지막입니다. 중독될 것 같아서 끊을 생각입니다. 뭐. .집에선 절대 이렇게 먹을 수 없으므로 여기에서 즐긴다는 핑계로 즐기는 겁니다.
휴게실에서 이것저것 하다가 늦게 잠이 듭니다. 내일은 일요일이네요. 그렇게 토요일이 끝났습니다.
셀카를 찍어보니 돌쇠룩은 여전합니다.
수술 후 이틀 차
일요일입니다.
퇴원은 내일입니다.
오늘은 붕대를 푸는 날입니다.
기대가 되네요.
수술 후 이틀차 아침입니다. 간밤에 영화 보다가 늦게 잤더니 숙면을 취했습니다. 밤에는 좀 병실이 쌀쌀한 감이 있는데 그게 오히려 수면에는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불 덮고 자면 딱 좋다.
어제 저녁 메뉴를 받아보고 거기에 동봉된 아침 메뉴 예고를 읽어보니, 아침 메뉴 선택식이 누룽밥이길래, 이거 어떻게 선택하냐고 간호사한테 물어보니까 식판 갖다주시는 분들께 미리 말해야 한다고 해서 살짝 포기했다가,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메뉴 쪽지에 표시해서 식판 반납했는데 아침 밥상 받아보니까 반영되어서 주셔서 감사했습니다.ㅋㅋㅋ 고객의 소리에 칭찬이라도 써야겠다.
어제 저녁 먹고, 이 메모장에 선택식에 동그라미 치고 서명해서 넣어놨더니 제 메시지를 이해하시고는 선택식으로 가져다주셨습니다. 감동입니다. 누룽밥 아침을 먹을 수 있어요.
누룽밥 브렉퍼스트
아침 양치 세수를 잘 하고, 딱 맞게 주치의 오셔서 오후에 점심 즈음에 붕대 풀고 소독하고 사진 찍자고 말씀하고 가셨습니다. 이틀 내내 묶어놨으니 어떻게 됐을지 궁금하기는 합니다. 간호사가 와서 스테로이드 링겔 30분 짜리 꽂아주고고, 식후약 주고 가십니다. 소화제 진통제 위보호제 스테로이드 12알. 근데 알약의 크기가 작아서 먹기가 그렇게 힘들지는 않습니다.
아침 9시
마지막으로 대변을 본 것은 수술 전 날인 3일 전입니다. 그래서 슬슬 대변에 대한 의무감으로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수술 후유증인데.. 링거 바늘 뽑자마자 화장실에 가서 시도를 해봤으나 실패했습니다. 그래서 얼른 편의점에 가서 파스퇴르 쾌변을 사왔습니다. 1800원짜리 2+1해서 세 병에 3,600원에 구입했습니다. "나에게 힘을 줘!"
지난 '수술 전 검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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