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녕 입원인가
으아아 검사 다 끝난 것 같은데 왜 입원하라는 거야.. 라는 생각 때문에 마음이 좋지 않습니다. 마지막 검사 해주신 선생님께 저 오늘 입원하라고 하는데 입원해야 하는 거겠죠? 라고 물으니까 하셔야 하지 않을까요? 라는 답만 주시는데, 그 말을 듣고보니 또 그게 맞는 말 같기는 합니다. 뭐가 있으니까 하라는 거겠지. 병원을 믿어보기로 합니다.
마지막 검사를 마치고 나오니까 이비인후과 외래와 검사가 모두 종료되어서 이비인후과 스트릿에는 사람들이 거의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거진 한 시간이나 꼼짝 없이 누워있다 나왔더니 완전히 다른 세상이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하루 종일 지켜본 데스크 직원분들께 가볍게 인사를 하고, 데스크 앞에 하루 종일 세워놨던 캐리어를 끌고 터벅터벅 내가 있던 암병원 건물에서 본관으로 향합니다.
시간은 벌써 4시 40분 정도가 된 것 같습니다. 문자로 안내받은 바와 같이 본관 11층 원무 데스크로 가서 이름을 말하니까 입원 수속을 해주셨습니다. 신분증 확인하고 PCR 검사 결과 확인했습니다. 거치된 태블릿을 이용해서 여러가지 동의서에 사인을 합니다.
입원 안 할 줄 알았는데 하게 되어서 마음이 안 좋았지만, 그래서 어차피 수술 입원해야 하니까 미리 견학하는 셈치기로 합니다.
문자도 오고요. 여러 안내자료도 챙겨주십니다.
11층이면 전망이 좋겠다고 생각해서 반가웠는데 정작 배정된 병실은 5층입니다.
5층 간호사실에 가서 배정 관련 서류를 제시하니 안내를 해주기 시작하십니다.
시설이 참 깨끗하고 잘 정비되어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아 그리고 1편에서 말하는 걸 깜빡했는데 삼성서울병원은 건물 전체에 무료 와이파이가 깔려있습니다. Free-SKT나 Free-KT에 접속하시면 됩니다. 입원 병동도 마찬가지입니다. 속도도 제법 괜찮은 것 같은데요?
입원 관련해서 간호사님이랑 체중도 재고 협압도 재고 문진도 하고 하는데.. 제가 어떤 검사가 남았는지 문의해봤습니다만 아직 처방이 없어서 모르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혹시 다 끝난 거 아니냐고 문의드렸더니 그거 듣고 이비인후과에 확인해보셨는지 오늘 해야할 검사 다 끝났기 때문에 그냥 퇴원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기다려보라고 해서 기다렸는데 다시 오시더니 피검사 심전도검사 엑스레이 같은 거 남았기 때문에 그냥 예정대로 내일 퇴원하는 걸로 하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입원 확정
그렇게 하룻밤의 병원 입원 생활이 시작됐습니다. 저녁이나 사먹을까 싶어서 환복 안 하고 대기타고 있자니 귀신 같이 채혈하러 오시길래 그냥 포기하고 환복했습니다. 늦었지만 병원 밥도 받아서 먹을 수 있었고요. 이래저래 서포트가 좋다는 인상을 받았고, 간호사 분들도 친절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병바병 케바케 간바간이긴 하겠지만 몇 년 전에 어머니께서 세브란스 입원하셨을 때 만났던 병동 간호사는 진짜 말 붙이기가 무서울 정도였는데 말입니다. 어휴.. 여기는 그렇지 않아요. 좋은 거 같습니다.
4인실
입원이 확정되고 난 뒤에 곧바로 양압기부터 설치했습니다.
검사
식사를 하고.. 피검사를 하고, 소변 검사를 하고, 엑스레이를 찍고.. 심전도 검사는 내일이고..
그러니까 입원을 함으로써 내가 새롭게 하는 검사는 총 네 가지인 것인데요..
그냥 별 것 아닌 것처럼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마는..
그냥 왠지 좀 재미있는 생각을 해본다고 한다면..
왠지.. 날 입원시키기 위해서 일부러 가벼운 검사들을 억지로 하는 건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도 드는 게 사실입니다.
피검사랑 소변검사야 그렇다고 치겠는데.. 갑자기 흉부 엑스레이를 왜 찍는 걸까요? 흠... 아무래도 전신마취를 살짝 하니까 폐 쪽에 문제가 없는지 보는 걸까요? 심전도 검사도 같은 의미에서?
하여간 흉부엑스레이와 심전도 검사는 각각.. 15초, 2분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근데 위의 내용은 어디까지나 제 망상이고요 ㅎ 다 수술을 위해서 하는 검사인 것으로 보입니다. 나중에 퇴원할 때 의사 선생님께서 오셔서 검사 결과 다 건강하셔서 수술하는데 문제 없을 것 같다고 다음 입원 때 수술 진행하겠다고 하셨거든요.
입원병동 휴게실
입원 층의 휴게실에 가서 블로그 포스팅을 했습니다.
저는 이 프로그램을 잘 몰라서 공감을 못해드렸습니다.
근데 휴게실의 저 TV가 11시면 꺼지더라고요.
근데 다시 켜니까 그냥 켜지더라고요 ㅎㅎ
뭐지 ㅎㅎㅎ
편의점, 그리고 비밀공간
대기를 좀 타다가 밤이 깊고 출출해져서 기다리던 편의점에 내려가봤습니다.
본관에도 편의점이 있고 암병원 건물에도 편의점이 있는데 둘 다 24시간 영업합니다. 근데 편의점 가격이 좀 사악하긴 합니다. 어휴 돈 많이 벌겠어요.
비밀공간(보호자 식당)
그리고 야식도 샀는데 어디서 먹어야 하나 고민을 합니다만
미리 검색을 통해서 방법을 알아왔기 때문에 당황하지 않습니다.
이 블로그에 따르면 이런 정보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내가 가난해서 비싸다고 느끼는 건지 모르겠지만, 암튼 가성비가 별로였고 결국 나는 외래 와서 시간이 붕 뜰때마다 편의점 음식이나 빵이나 핫도그로 식사를 때웠다. 참고로 환자복 입으면 푸드코트나 이 식당에서 밥을 먹을 수 없다.
다만 꼼수를 써서 먹을 수 있는데.... 우선 여기서 음식을 포장한 다음, 금강안경과 편의점 사이 좁은 통로로 들어가다 보면, 직원/보호자 식당이 있다. 여기서 음식 꺼내서 같이 먹으면 환자복 입고 있어도 뭐라 하는 사람은 없다.
저도 저 블로그를 읽어보지 않았더라면 저 안으로 들어갈 생각을 안했을 것 같습니다.
보호자석은 이쪽입니다.라고 알려주고 있지요.
시도하기 전에 미리 한 번 내려가서 정찰을 해봤는데 아니나 다를까 가능해보였습니다.
(사실 여기가 아니면 가능한 곳이 없습니다.)
하악하악 짧지만 강렬한 쾌감이었습니다.
뜨거운 물은 저 식당 들어가서 보호자석 쪽으로 들어가면 바로 보입니다.
쓰레기통도 안성맞춤으로 준비되어 있고요. 최곱니다.
5층이라 크게 중요한 건 아니지만.. 이 건물 엘리베이터가 정말 최고입니다.
엄청나게 빨라요.
샤워실
이제 씻고 자기만 하면 됩니다. 샤워실이 복도 여기저기에 있는데 한 층에 한 서너개 있는 것 같습니다. 복도가 있고 문 열면 바로 샤워실입니다. 한 명씩 들어갑니다. 들어가서 공간이 어떻게 나눠져 있는 게 아니고 그냥 바로 샤워 공간입니다.
수압이 정말 강합니다. 이렇게까지 강할 필요가 있나 싶을 정도로 강합니다. 역시 삼성인가요.
양압기, 4인실
양압기를 가져온 건 신의 한 수입니다. 반신반의하면서 들고왔는데 전혀 후회하지 않아요.
4인실에서의 내 공간은 굉장히 쾌적한 편입니다. 4인실이 아주 딱 좋은 것 같습니다.
제 자리가 문쪽이고 화장실 바로 옆이긴 한데 오히려 늦게까지 비교적 편하게 왔다갔다 할 수 있는 자리라서 마음에 듭니다.
식사
위 사진은 이튿날 아침 식사입니다.
쏘쏘합니다.
말씀 드릴 타이밍을 놓쳐서 반납할 때 저렇게 동그라미 쳐서 보냈는데 과연 어떻게 올지 기대를 해보겠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반영되지 않아서 그냥 고등어구이가 나왔습니다. ㅎ_ㅎ 근데 뭐 그것도 맛있더라고요.
점심 안 주나 했는데 주더라고요.ㅎㅎ
퇴원
일단 병원생활안내 리플렛과 병동 여기저기에 붙어 있는 걸 보면 정규 퇴원 시간은 10시라고 되어 있는데요. 그건 어디까지나 정규인 것이고 저는 비정규인 모양입니다.
아침에 심전도 검사 다녀온 것 말고는 정말 아무 것도 한 게 없어서.. 평소에 이렇게 하릴 없이 시간을 보낸 적이 없고.. 이런 경험이 정말 오랜만인지라 좋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불안한 생각도 들어서 뭔가 좌불안석의 상태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다가 1시30분 즈음 돼서 의사 선생님이 오셔서 검사 결과나 퇴원이나 수술 일정 관련해서 확인하는 대화를 조금 하고 드디어 퇴원을 할 수 있었습니다.
총액은 120만원 정도 나왔는데 그 중에서 본인부담금이 절반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60만원이 증발했네요. 일전에 MRI 찍었던 것까지 합하면 그때도 120만원은 족히 나왔던 것 같은데요 ㅎㅎㅎ
돌아가는 길
입원한 병동이 본관이기도 하고요. 여기서 타야 좀 쾌적하게 탈 수 있습니다. 암병원 쪽에서 타면 이미 사람들이 많이 탄 상태라서 별로 입니다.
당일 발권의 경우 열차 출발 시간이 임박했을 때 터져나오는 취소표들이 좀 있기 때문에 그걸 잘 잡아타면 됩니다. 일전에는 1분 남겨놓고 예매해서 탄 적도 있드랬습죠. ㅎㅎㅎ 오늘은 그 정도도 아니었고 이미 병원에서 예매에 성공해서 아주 여유있고 느긋하게 갔습니다. - 아 그러고보니 수술하러 갈 때 탈 열차도 예매할 스케쥴을 해둬야겠네요. 까먹지 않게
근데 열차를 타고 가다보니 위쪽에 DVR이라는 게 있길래 검색해보니까 CCTV 같은 건가 봅니다.
지난 '수술 전 검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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