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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김훈의 [바다의 기별] 중 [바다의 기별]

by 통합메일 2021.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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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아련하게 애절한 것으로 사랑으로 이름했다. 작가는 자신의 시선에 독자들을 태워 세상을 훑고 알 길 없는 누군가를 소환한다. 갯벌에 새겨질 물길처럼 누군가의 몸속에서 박동하는 정맥을 따라 더듬는다. 그의 시선에 실려다니는 사이, 나는 어느새 당신과 친밀해진 기분이다. 순식간에 그는 시각에서 후각으로 매체를 전환한다. 나는 무언가 맡아보려 코에 신경을 집중한다. 나는 코를 킁킁거리며 그와 함께 동물원을 누빈다.

 

'너는 이인칭이 아니라 심인칭이다.'라고 말하는 게 무척이나 슬프게 느껴진다. 더이상 마주하지 않음을 자인하는 넋두리이기 때문이다.

 

그는 그녀를 많이 사랑했구나. 남자가 여자를 불러 여자가 고개를 들어 그를 올려다보는 순간을 남자는 더욱더 얇게 저며 갈무리한다. 순간순간의 마디마다 그의 세포는 생멸을 거듭했던 모양이다. 어쩌면 그 순간 하나의 마음이 태어나 소멸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태초는 이 순간을 위해 존재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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