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부터 내가 애용하는 영웅 616 만년필에서 닙마름 증상이 발생했다. 이유는 뭐 당연히 밀봉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게 문제겠지. 그렇게 생각해서 예전에는 캡 뚜껑의 나사 부분에 오일을 도포하기도 했다. 오일이 공기 흐름을 막아줄 거라고 기대하고 말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문제는 제대로 결합되지 않은 나사에 있었다.
어느날 위의 사진처럼 캡 속에서 저런 플라스틱 조각이 떨어졌다. 저게 뭐냐면 캡 뚜껑 안에서 펜 끝을 밀봉해주는 부위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저게 어떻게 고정되어 있냐면 캡뚜껑의 클링의 나사부분과 고정되어 있다. 그러니까 캡뚜껑에는 클립이 그냥 혼자 달랑 붙어 있는 게 아니라, 나사를 통해 내부의 저런 플라스틱 부품과 함께 결합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어쩌다가 저게 빠졌을까. 근데 자세히 보니까 단순히 빠졌다기 보다는 부서진 것에 가까웠다. 지나친 토크로 인해 빠개졌다는 느낌이 강했다. 대체 어쩌다?
생각을 해보니 문제는 내가 너무 욕심을 가지고 캡의 나사 부분을 꽉 결합시키려고 자꾸만 돌리다 보니 그 힘을 받아서 부서진 것 같았다.
저 뒤로 보이는, 휴지 위에 놓인 검은 플라스틱을 보면 옆 부분에 작게 구멍이 뚫려있다. 어쩌면 이 구멍을 막으면 닙 마름 증상을 해결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내 나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유튜브에도 보면, 그 플라스틱에 뚫린 구멍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분이 계셨는데 내 생각은 다르다. 그 구멍은 캡을 끼울 때 바람이 빠져나가기 위한 구멍이다. 그걸 막아버리면 오히려 펜을 캡에 끼우는 작업에 방해가 된다. 최소한의 공기 구멍은 있어야 하는 것이다.
나는 오히려 문제는 사람들이 캡에 달린 클립을 빙빙 돌리다가 결국 오버토크로 저 검은 플라스틱의 나사산이 빠가나면서 유격이 생기고 이로 인해 닙 마름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이걸 다시 잘 결착해보기로 했다.
꼭 가위가 아니어도 좋다. 검은 플라스틱을 캡 끝으로 밀어넣을 수 있는 도구먼 된다. 유튜브에서는 추파춥스 손잡이를 이용해서 밀어넣었다. 나는 그게 가위였을 따름이다. 하여간 저렇게 힘을 주지 않으면 나사와 결합하는 작업이 잘 되지 않기 때문에 꼭 저렇게 해주는 게 좋다.
이 상태에서 클립과 나사를 조립하는 것이다. 나의 경우에는 저 플라스틱의 나사산이 빠가나면서 거리가 멀어짐에 따라 조립하는 게 쉽지 않았다. 두번 다시 하고 싶지 않은 작업이었다. 하지만 어찌어찌 간신히 해내기는 한 것 같다. 하하하. 그리고 닙마름 증상도 상당히 완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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